서천지역 응급의료체계가 다시 갖춰진다. 10여 년 만이다. 충남에서 유일하게 야간 응급실을 갖추지 못해 불편을 초래했던 문제가 드디어 해소되는 거다.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없다는 건 지역민의 입장에서 '불편' 그 이상이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서천에서 야간 응급실이 사라지면서 응급환자들은 전북 익산이나 금강하굿둑 넘어 전북 군산으로 달려가야 했다. 1분, 1초의 시각을 다투는 사안일 경우 응급실 부재의 문제는 '불편' 정도가 아니라 생사의 기로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였다. 이 같은 이유로 서천병원 건립은...

신문 사회면에 ‘화’가 가득하다. 조금의 화를 참지 못해 발생한 사건, 이를 위시한 이슈들이 최근 계속되며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화를 참지 못하는 사회가 돼 간다는 반갑지 않은 징조다. 가장 와닿는 것은 최근 이슈화되는 보복운전의 증가다. 다른 이의 자동차 진로를 막는다거나 바로 앞에서 차를 세우는 방법으로 겁을 주고, 심지어는 차에서 내려 상대방을 욕하거나 협박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황당할 정도로 별거 아닌 일들이 이유가 된다. 끼어들기를 하려했는데 차선을 양보하지 않았...

더불어민주당에게 충청권은 반드시 가져와야 할 ‘중원’이자 ‘캐스팅 보트’다. 인구가 훨씬 많은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에 맞서기 위해 더민주는 텃밭인 호남과 더불어 충청의 표심을 얻기 위해 선거철마다 공을 들이곤 한다. 하지만 이번 4·13 총선에선 더민주에게 충청권의 표는 필요 없는 모양이다. ‘애정공세’를 펼쳐도 모자란 판국에 충청권을 홀대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은 25일 오전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의 충청권 공천신청자 면접이 진행된 서울 중앙당사에서 발생했다. 복수의 원외 인사들만 공천을 신청한 지역에 한해 진행된 ...

지난해 6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민항유치’와 관련 기획기사 자료수집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위해공항과 연태공항을 다녀온 일이 있다. 문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메르스 여파로 국가 비상 사태였고, 외국에서는 한국 여행 자제령을 내리는 등 국내·외적으로 난리였다. 찜찜한(?) 생각이 많았지만 수개월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 일정상 쉽게 물릴 수 없어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 장보고의 혼이 서린 ‘적산법화원’에 갔을 때 한 중국인이 우리 일행에게 한 말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가이드 통역 말을 빌리면 이...

나는 한때 청백리의 상징으로 옛 선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시절이 있었다. 시조에서는 나를 두고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며 깨끗하고 정갈한 대접을 받는 호시절도 존재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가는 곳곳마다 인간들은 손가락질하며 분비물 악취가 심하다, 우짖는 소리가 괴기스럽다는 이유를 들며 손사래를 친다. 갑천이 있는 카이스트에서 충남대를 거쳐, 남선공원과 내동중학교에서 이리저리 둥지를 옮기는 동안 인간들은 내 모습이 싫다며 허공에 소리를 쏘고, 나무를 잘랐다. 덕분에 나는 매년 살 곳을 ...

얼마 전만 해도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비속범죄’는 말세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다. 가족 간의 정이 두터운,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이 전해지는 우리나라에서 비속범죄는 특히나 있기 어려운 일이었다. 간혹 비속살해 사건이 발생하면 며칠간 신문지면과 뉴스 방영시간을 가득 채울만큼 충격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어느새 과거의 일이 됐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많이 달라졌다. 경기지역에서 아이를 ‘복싱하듯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 일이 벌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비슷한 일들이 속출했다. 이달 초에...

지난달 공군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여러 차례 기사로 쓴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하 20비)과 민간사업자들의 마찰과 관련한 내용을 보다 더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상식적으로 소위 ‘을’에 있는 여러 명의 민간사업자들이 군 부대 특성상 절대 ‘갑’인 20비의 비위를 건드렸을 때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요구한 것이 20비 내 민간사업자의 현황과 계약 방식 및 기간, 입찰 대금의 사용처 등이다. 그러나 20비는 이달 초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에 따라 개인정보 및 직무 관련성 등을 이유로 모두 비공개 통보를...

올해가 논산시가 군(郡)에서 시(市)로 승격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1996년 3월에 도농복합도시로 승격되면서 이에 대한 규정에 맞는 조직기구 및 행정구역 개편등 많은 새로운 변화가 왔다. 기자는 1991년도부터 논산시를 출입하면서 시정에 대한 보도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한건도 빠트리지 않고 스크랩을 한 지역관련 정치, 경제, 사회등 각 분야의 신문기사가 논산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1991년 26대 유덕현 군수에 이어 정운영 군수, 전병용 군수, 공병선 군수, 김두회 군수, 그리고 초대 민선시장인 전일...

지난 2014년 12월 9일 일이다. 김제식 의원과 서산시가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대산~당진 고속도로 건설, 왜 필요한가’ 전문가 토론회를 했다. 본 기자도 이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 지역민들의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여당 내 유력 정치인이 한 말은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불문곡직(不問曲直·옳고 그름을 따져 묻지 않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이쯤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3장 분량의 친필 편지 건의문을 올린 것도 기억에 남는다. 토론회 후 해를 두 번 넘겨 마침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서산시...

최근 직지의 고장 ‘청주’가 경사를 맞았다. 청주시가 문화재청과 충북도의 지원으로 직지 금속활자를 복원시킨 것. 638년만에 재현된 직지 금속활자는 고려시대 ‘밀랍주조법’을 이용,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직지 하권에 사라진 1장까지 완벽 재현하며 상·하권의 글자 3만여자를 모두 복원했다. 때문에 많은 언론과 학계에 연일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복원된 직지 금속활자는 오는 9월 청주시가 개최하는 '직지! 코리아' 행사 기간 고려금속활자 특별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행사 기간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직지...

지난해 지역 한 복지단체를 출입했을 때 장애우 어머니가 했던 말이 요새 다시 떠오른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살아야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해도 정말 어느때는 참지 못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자녀 돌봄에 지쳐 결국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장애부모의 뉴스는 어찌보면 외면하고 싶은 우리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이들 부모들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는 우리가 쉽게 가늠하기도, 또 위로하기도 쉽지 않다. 인천 초등생 아동학대,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등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교육계의 아픔이 더해지고 있다. 채 꽃 피우지 못한 아이들의...

대전시 행정기관들이 직원 인사시즌을 맞아 분주하다. 연말과 연초가 되면 직장인 누구나 대상이 되는 인사라지만 공직세계는 유독 관심이 남다르다. 고위직은 지역사회에 주목을 받고 있어 그렇고 하위직은 어떤 업무를 부여 받느냐에 따라 올 한 해 고생길(?)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에게 인사는 승진과 업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중요 관심사지만 시민의 입장은 옆 동네 불구경만도 못하다. 그저 누가 어떤 자리에 있든지 시민을 위한 정책이 똑바로 이뤄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매년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행정기관 인사가 시·구정의 발목...

“이완섭 서산시장님, 공직자 여러분 2016년도 잘 해 봅시다” 장승재 서산시의회 의장이 6일 207회 임시회를 맞아 본회의장에서 한 말이다. 준비한 개회사를 낭독한 뒤 의사일정 진행에 앞서 장 의장의 돌발 발언에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반응은 다소 냉랭했다. 장 의장이야 말 그대로 시 발전을 위해 서로 잘 해보자는 취지로 한 발언이었지만 공무원들이 받아들이는 감도는 온도차가 났다. 협박성(?)으로 들렸다는 한 공무원의 말처럼 현재 시와 시의회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새해 벽두부터 시와 ...

가칭 서남초등학교 신설이 결정됐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의위원회가 21일 서남초 신설건을 승인했다. 삼세번만의 일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해를 넘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자칫 이번에도 재검토 의견이 붙었을 경우 후일을 장담할 수 없거니와 혹시나 내년에 결정이 된다해도 그만큼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여러모로 학습권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학생들 몫이였다. 서산 예천 효성 해링턴플레이스(808세대)와 대림 e편한세상 서산예천 등 두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2016년 10월과 2017년 2월이면 600여명의 학생들이...

‘산 넘고 물 건너’ 학교를 다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나 시골에서 10리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통학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 일이라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아마도 지금보다 교통수단이 다양하지 못했거나 있어도 못 타는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과 천양지차인 그때 통학 풍경은 우리 윗세대에겐 이미 흘러간 시간으로 추억된다. 가칭 서남초등학교 문제가 서산지역사회 화두다. 며칠 간 이 문제에 대해 기획기사를 쓰다 보니 어쩌면 어린학생들이 ‘산 넘고 물 건너’ 갈 만큼 고된 통학을 할지도 모른다는 ...

'정글의 법칙'은 약육강식, 승자독식,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구조다. 합리성, 명분, 타당성은 둘째 문제다. 최근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 이어 신평~내항간 연결도로 건설을 둘러싼 양 지자체간 갈등을 놓고 볼 때 이른바 '정글의 법칙'이 연상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지난 12월 3일 발생한 서해대교 화재사건을 계기로 신평~내항간 연결도로 건설을 정부차원에서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당진 지역사회에 거세게 불고 있다. 당초 해당 사업은 해양수산부에서 2015년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1순위로 기획재정부에 요...

외식업체 J 사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임각수 괴산군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지난달 30일 열렸다. 청주지법 정선오 부장판사는 이날 판결문을 읽기에 앞서 방청석을 향해 "여러분들 중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유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무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 말의 의미는 이날 읽은 판결문에서 잘 나타났다. 재판부는 "임 군수는 지난해 3월경 J 사측과 만난...

충남도와 서산시에 낭보가 전해졌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내 서산비행장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비 15억원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 전국에서 유일하게 항공서비스 소외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충남도와 서산시가 충남도민을 위한 공항을 만들겠다고 선언,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차에 들려온 소식이라 더 힘이 붙게 됐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리더의 역할’을 생각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잠재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 지, 나아가 예산을 쥐고 있는 중앙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지 논리개발 등은 리더의 의욕과 직결된다 할...

한국폴리텍대학 해양수산캠퍼스가 서천에 들어선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서천군 대학 유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민의 오랜 숙원이 다소나마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노박래 서천군수와 김태흠 국회의원(보령·서천), 담당 공무원 등 대학 유치를 위해 발로 뛴 공로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성과임에 분명하다. 지역의 대학 유치가 얼마나 절실했는지는 그간 보여져온 지역 전반의 현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다 떠나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교육 인프라를 확충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환영할 ...

백마강이 한 바퀴 휘감고 돌아가는 부여는 예로부터 지형적인 특성상 강우량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금강 상류에 대청댐이 건설되고 홍수피해가 감소되면서 주변 농경지 및 하천부지까지도 홍수 피해 걱정 없이 원활한 경작이 가능해졌다. 사질토가 많은 하천부지는 수박, 메론, 방울토마토 등 부여지역의 다양한 특산물을 생산해 왔으며, 지역 경제의 디딤돌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에 접어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계기로 영농 중심의 하천부지 개념이 관광·레져·스포츠·환경 중심의 개념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