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은 자연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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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은 자연철학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5월 07일 18시 17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5월 08일 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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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리학당 오원재 원장
[이상엽의 역학이야기]

우린 환상적인 커플이다. 죽음이 갈라놓기 전에는 헤어지지 않는다.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다. 연애시절 주고받는 다짐들이다. 이런 저런 언약들을 고려하면 불화를 겪는 부부는 없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혼의 단꿈이 깨기도 전에 "성격이 안 맞아서 못살겠다.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등의 이유로 이별을 고하는 신혼부부가 있는 반면 어린 아들 딸과 천륜마저 끊고 이혼이라는 극한 선택을 하는 부부도 날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요에 의한 결혼도 아니고, 사기 당한 결혼도 아니며, 이혼을 전제로 한 결혼도 아니다. 그렇다고 취미, 성격, 학력, 직업 등을 모르고 한 결혼은 더욱더 아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스스로 선택한 결혼이다. 이런 전후 사정을 근거로 보면 이혼은 있을 수 없는 결과가 분명하다.

그러나 불륜,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이혼은 줄어들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그 원인을 단정하긴 쉽지 않다. 다만 결혼 이후 희망과 다르게 흉한 일이 이어지고 그를 극복하지 못한 선택으로 여겨질 뿐이다.

궁합의 길흉에 따라 결혼 생활의 여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궁합을 미신으로 치부한 탓도 이혼을 부추 키는데 크게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지만 아직 궁합을 제외하면 결혼 생활의 길흉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산삼도 그 사람의 체질과 맞지 않으면 잡초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마찬가지로 궁합이 나빠 서로의 기운이 충돌되면 배우자의 능력이 출중하고 인격이 아무리 고결해도 불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정치인 또는 재벌 2세 등이 사회적인 비난을 감수하고 이혼을 선택하는 이유 역시 궁합이 나빠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배우자 궁이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배우자 궁이 좋으면 누구와 결혼해도 행복할 확률이 높은 반면 배우자 궁이 나쁘면 누구와 결혼해도 불화를 겪을 확률이 높다. 배우자 궁이 좋고 서로의 기운이 상생되면 백년해로하지만, 이것이 나쁘고 서로의 기운이 충돌되면 대부분 중년에 짝을 잃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학력은 물론 몇 살에 결혼하느냐, 무슨 직업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느냐' 보다 '배우자 궁이 어떠냐, 어떤 기운을 많이 가졌느냐, 서로의 기운이 상생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세간에서 "액땜하고 늦게 시집가라 그러면 해로한다."라는 등의 구전은 믿을 게 못된다.

그런데 왜 궁합을 재미로 보는 것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걸까? 역리학의 원리를 잘못 전해 궁합을 미신으로 잘못 인식 시킨대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 믿어온 궁합은 천체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생산되어 순환하는 기운[氣]이 삼라만상의 생로병사를 주관한다는 전제로 해석된다. 그러니까 해와 달, 그리고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 등이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며 생산해낸 기운을 계산해 길흉을 가리는 게 역리학 즉 궁합이다. 그러므로 궁합을 미신이라고 하는 건 오류가 분명하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중화(中和)를 이루지 못하면 만물이 생겨나지 못한다(天地不合萬物不生)."라고 한 옛 성현의 말씀이 부정되지 않는 한, 궁합은 가정불화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