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이상한 지명
상태바
대전의 이상한 지명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11월 12일 17시 37분
  • 지면게재일 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 23면
  • 지면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명연 대전지명연구회장
[에세이]

대전에는 이상한 지명이 두 개 있다. 마달령(馬達嶺)이 바로 그것이다. 대전의 세천에서 옥천으로 갈 때 넘어야 하는 현 국도 4호선상 고개이며 또 하나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와 17번 신 국도가 통과하는 식장산 줄기상의 고개다. 이들은 식장산 정상을 사이에 두고 각각 양쪽 능선상에 위치했다. 전자는 1911(명치44)년 지도(일본육군참모본부에서 1894년부터 1906년까지 작성함)에 馬道嶺(마달령의 활자 문제)으로 기록된 이후 오늘날까지 마달령으로 내려온다. 후자인 삼괴동 마달령은 1911년 지도에는 등장하지 않다가 1918년 지도에서야 비로소 馬達里와 더불어 등재된다.

이 두 이름 중 진위를 가리기 전에 우선 식장산 능선 상에 두 개의 동일한 이름이 각각 같은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군사적으로도 문제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의 4번국도(과거에는 1번국도)길은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경부선철도와 더불어 정치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도로로 사용됐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한반도 지배 상 아주 중요한 교통로로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는 일찍이 이 길을 열고 지명을 붙일 필요성이 있었다. 그에 따라 급히 같은 산맥 상 인근의 마달령을 잘못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천고개, 증약고개처럼 지역과 연결된 이름이 없었던 실정이었다.

이 대전-증약 간 큰 도로는 대동여지도 등 고지도서에 과거 한양-삼남대로 상 원치대로(遠峙大路)로 표기됐었다. 그들에 표시된 遠峙는 현재의 세천고개다. 이런 점들로 미뤄 볼 때 한자로 표기하던 시절 이 고개의 원 토박이 이름은 '머(혹은 먼)고개 혹은 재'였음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재'는 오목재, 황령재, 새재(조령)처럼 비교적 큰 고개에 널리 사용돼 왔다. 遠이 ‘머 혹은 먼’이었다는 것은 현 유천동 천변에 遠垈를 지역에서는 ‘머티’로 대치되는 데서 시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변에 머들로 해야 할 기저도 없다. 대전지명지(1994)에는 오동(梧洞)의 하위 지명으로 머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오동 현지 토박이들도 모르는 이름이다. 아마 땅이름의 수집 과정에서 제보자나 채집자의 무지 내지 착오로 인해 오동리 근처로 제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쨌든 현재 마달령이란 이름들은 세천고개에는 머(먼)고개(혹은 재), 산내 마달령은 머들령으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머들령 밑을 통과하는 터널 이름들 마달터널, 금산터널 등도 모두 머들령터널로 바꿔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산내-금산을 지나는 고속도로에는 한때 목달(木達)터널이라 이름 붙인 적도 있었다.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