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소년 '신화'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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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소년 '신화'를 쓰다
  • 한남희 기자
  • 승인 2005년 06월 06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5년 06월 06일 월요일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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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빅리그 입성 12년… 마침내 100승
▲ ["해냈습니다"]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투수 박찬호가 4일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14-9로 물리치고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뒤 환호하는 팬들과 손을 맞잡으며 답례하고 있다. 연합
빵이 먹고 싶어 야구공을 잡은 시골소년이 마침내 129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우뚝섰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00승을 달성한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

숯검댕이 시골소년이 천만장자가 되기까지 거쳐온 삶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 역시 초등학교(공주 중동초) 4학년 때 간식을 '풍족하게' 먹는 야구부원들이 부러워 글러브를 잡았다.

아버지와 '중학교에 가서는 공부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야구를 시작한 그는 고교 때까지 소위 말하는 '초특급' 선수가 아닌 '공만 빠른 준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초고교급 선수였던 동기생 임선동(현대)과 조성민(한화) 등에 눌려 공주고를 졸업하고 빙그레와 줄다리기 끝에 한양대에 입학(92년)했다.

2년 뒤인 1994년 메이저리그의 부푼 꿈을 안고 한국인 최초로 LA 다저스에 입단했지만, 그해 2게임에 나와 방어율 11.25를 기록한 채 마이너리그로 추락했다. 솜털이 빠지지 않은 21세 풋내기에게 닥친 첫 시련이었다.

이듬해 잠깐 메이저에 얼굴을 비쳤지만 그가 설움의 마이너 생활을 끝낸 것은 96년 4월 7일 메이저 첫 승을 따낸 이후다.

그해 5승5패를 거둔 박찬호는 97년 5선발에 낙점돼 팀내 최다승 공동 선두인 14승, 98년 15승을 거두며 탄탄대로가 시작됐다.

99년 13승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개인 최다승인 18승에 이어 2001년 15승을 따내 5년간 75승을 기록, 2003년 초반에는 통산 100승에 이를 것으로 기대됐고, 결국 5년간 6500만 달러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2002년)했다.

하지만 그의 장밋빛 미래는 허리 부상 때문에 잿빛으로 바뀌었다. 지난 3년간 3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박찬호가 올린 승수는 14승.

박찬호는 '먹튀'라는 텍사스 현지의 비난보다 '이젠 돌아올 때가 됐다'라는 국내 팬들의 목소리에 더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흙먼지를 곱씹으면서 보란듯이 재기해서 '제2의 코리안 특급'으로 돌아왔다. 지난 10년 간 우리를 울고 웃게 하면서 올라선 그의 100승 고지. 결코 순탄치 않았기에 더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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