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속 사연] 노(老)와 효(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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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속 사연] 노(老)와 효(孝)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5월 28일 16시 0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9일 수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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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오이디푸스가 테베를 떠나 방황을 하던 중 좁은 길에서 마차를 타고 오는 노인과 그 신하들을 만났다. 서로 비켜달라는 실랑이를 벌이다 그는 그 노인을 죽인 뒤 무사히 길을 통과했다. 한참을 가던 중 지혜의 신 스핑크스를 만났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스핑크스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했다.

수수께끼는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 였다. 그는 '인간'이라고 답했다. 정답이었다. 어려서는 손과 발로 기어 다니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두 발로 걷는다. 더 나이가 들어 두 발에 힘이 빠지면 지팡이가 필요하니 세 발에 의지한다.

이 세 발에 의지한 사람을 한자어로 표현하면 '노(老)'다. '늙을 노'와 '지팡이 비(匕)'의 합성어다. '늙을 노'는 '흰털 모(毛)'와 '사람 인(人)'이 합쳐진 글자다.

그러니까 흰 머리를 가진 나이 많은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있는 형상이 '노(老)’다. 이 지팡이가 없다면 쓰러져 죽음을 의미한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老'와 유사한 구성을 가진 한자어가 있다. '부모님을 잘 섬길 효(孝)'다. '孝'는 '老'의 지팡이(匕)가 빠지고 아들 자(子)가 들어가 있다. 자식이 두 발로 의지할 수 없는 부모를 등에 업거나 부축하고 있는 형상이라 보면 맞다. 지팡이 역할을 자식이 한다는 얘기다. 아들이 없으면 역시 부모는 죽음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 '효'는 한자문화권, 동양 삼국에만 있는 단어다. 세계 어느 언어에도 효에 상응하는 단어가 없다는 얘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가정과 효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된 달이다. 5월에 단 한 번이라도 부모를 업거나 부축한 적이 있는가.

'효(孝)'를 실천한 적이 있는가 말이다. 어버이날보다 어린이날과 부부의 날을 더 중히 여기는 세태다. 그저 택배로 카네이션 꽃 한 송이 보내고 인터넷 뱅킹으로 용돈 몇 푼 송금한 것이 고작이지 않았는가. 그나마 여기에 안부 전화 한 통을 덧붙인 자식들은 다소 위안이 되겠지. 아니다. 전화 'Phone'은 가짜, 허위라는 'Phony'에서 온 말임을 명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