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안단테, 안단테(Andante, And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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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안단테, 안단테(Andante, Andante)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6월 05일 16시 4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06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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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청주시 청원구 민원지적과 민원팀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스피드를 강조하고 '빠름'을 인정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도 속도감은 크게 느끼는데 이제 이러한 고속 성장과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녹아있는 빠름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느림'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자.

느림은 '빨리빨리'에 반하는, '무능력'으로 치부해서 일 처리나 행동이 게으르고 느린 나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분주함을 멈추고 본질적인 느낌을 살리자는 의미이다.

보통 우리의 식사 시간은 얼마나 될까? 평균 10분이면 식사를 마친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으면 영양 섭취는 물론 오감의 작용으로 뇌세포를 활성화해 뇌도 균형 있게 발달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식사 시간을 조금만 더 느긋하게 가져보면 어떨까. 가족 간, 동료 간에 소소한 일상생활도 나누고 가까워지는 친교 시간을 가져보고 소통하는 마음의 쉼을 가져보자.

또 교통에서도 느림의 미학이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심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줄이면 통행 시간은 평균 2분 늘어나지만 연간 500명의 보행 사망자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목숨 500명을 지킬 수 있어 경제적 이익 이상의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공단은 강조한다.

이렇게 느림(slow)은 우리 가까이에서 걷기, 여행, 슬로푸드 등으로 접할 수 있는데 슬로시티(Slow City) 또한 느림을 추구하는 대표 도시이다. 슬로시티(Slow City)는 민간에서 주도하는 범지구적인 운동으로, 1999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됐고 슬로푸드와 느리게 살기를 실천하는 마을을 가꾸자는 데에서 시작해 전 세계 30개국 192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느리게 살기 미학'을 추구하는 슬로시티는 빠른 속도와 생산성만을 강요하는 빠른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환경·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여유롭고 즐겁게 살자는 삶의 본질을 되찾자는 것이다.

이처럼 슬로시티는 전통을 보존하고, 자연의 생태를 주요시하는 등 이른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가는 친환경적인 도시이다.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상소는 "느림은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 깊은 삶의 방식이며,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와 계절을 아주 천천히 아주 경건하게 주의 깊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빠름을 너무 추구하다 보면 누릴 수 있는 삶의 깊이를 미처 깨닫지 못하게 되고 삶에 만족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버스를 타거나 걸으며 흙을 밟고 바람을 맞는 것,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기 위해 물을 끓이고 기다리는 것,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자. 느림 아이콘을 실행해 분주한 마음을 멈추고 여유를 가져보자. 느림을 통해 내 안의 참다운 나를 발견하자.

저 멀리 ABBA의 '안단테, 안단테(Andante, Andante)' 노랫말이 오늘따라 더욱더 정겹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