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꼭 바뀌어야 할 것을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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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럼] 꼭 바뀌어야 할 것을 바라면서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6월 10일 17시 4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11일 화요일
  •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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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

세상이 빠르게 변하듯, 교육도 변화를 요구한다. 새로운 교육시스템의 수용을 위해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공간혁신사업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 간 총예산 3조 5000억원을 들여 전국의 교실과 교사동을 리모델링하겠다는 것으로서 2017년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꿈담교실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사업이다. 꿈담교실이란 '꿈을 담은 교실 만들기'로서 학생들의 꿈과 개성, 감성을 키우고 드러낼 수 있도록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와 전문가가 함께 교육공간을 혁신해 나가는 프로젝트이다. 교육과정과 학생생활의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학교공간은 그에 걸맞는 변화를 갖지 못하고 오히려 공간의 한계만 드러내고 있는 시점에 이제라도 변신을 꾀한다니 불행중 다행이라 생각한다.

매년 수많은 학교가 신축됐으면서도 시대에 뒤쳐진 공간을 양성한 이유는 폐쇄적인 설계 발주행정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오래전 입찰로 계약한 모학교의 설계시 기본계획을 교육시설 전문가에게 자문하라는 과업내용으로 인해 갖 대학원을 졸업한 연구원의 어처구니 없는 기본계획을 받아들고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설계를 건축사가 아닌 교육전문가에게 맞기고 건축사는 그 전문가들의 설계도나 작성하는 용역업자 취급을 하는 발주처의 낮은 수준이 그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지역 학계와 건축사와의 자문회의때 문제 제기가 되어 일부 수정하고 납품을 했지만 학교가 도면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감리업무 역시 건축사가 아닌 자체 감리로 진행되는 씁쓸함을 맛보기도 했다.

교육부의 학교공간혁신사업이 제대로 혁신하기 위해 몇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설계과정을 주도하는 퍼실리테이터는 건축사가 주축이 돼야 한다. 교육부는 건축교육전문가인 교수, 건축사, 공간디자이너, 담당공무원, 문화기획가 등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혁신사업의 핵심은 사용자의 공간이용 행태에 대한 조사와 의견 수렴을 다양하게 진행하는 것인데 그 과정에 각 계의 참여는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그 문제 해결인 설계를 제대로 하는 것이 관건인데, 건축사가 아닌 학교건축 전문가나 교육전문가가 주도하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어 대전 교육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잘 담을 수 있는 총괄건축가의 선정과 기본 매뉴얼을 제작하는 것이다. 기존 학교건축물의 상태와 문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전문가, 새로운 디자인의 합리성과 유지관리, 재료의 특성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로 총괄건축가를 선정해야 한다. 대전 교육의 특수성을 잘 녹여내는 기본 매뉴얼을 제작해 중구난방식의 디자인이 나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설계를 원한다면 제대로 된 설계비를 지불할 계획을 갖길 바란다. 아직도 예산절약 운운하며 재능기부를 요구하면 안되는 것이다. 세상이 바뀌듯 고쳐야 할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의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