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속 사연] 어머니와 바다
상태바
[낱말 속 사연] 어머니와 바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6월 11일 18시 3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12일 수요일
  • 23면
  • 지면보기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넓고 넓은 바다라고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넓은 게 또 하나 있지. 사람 되라 이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바다 그보다도 넓은 것 같애." 아주 흔히 불러봤고 가슴 찡하게 울리는 어머니 노래 2절이다. 어머니의 은혜가 바다와 같다는 얘기다. 왜 은혜가 바다와 같다고 했을까. 정말 어머니 은혜가 최고 넓은 것이라면 태양계 더 나아가 우주라 하지 말이다.

한글로 보면 두 단어 사이 어떤 관계가 없다. 한자로 보면 관계가 밀접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어머니는 한자어로 모(母)이다. 갑골문에서는 '母'와 '女'가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女'가 다소곳이 앉아있는 형상인 반면, ‘母’는 ‘女’가 다소곳이 앉은 채 가슴 부위에 두 점을 찍어 아기에게 젖을 물린 어머니를 표현한다.

바다는 '해(海)'다. '海'는 '물 수'와 '언제나 매(每)'의 합성어다. '每'는 비녀로 머리를 단장하게 묶고 있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글자다. '每' 또 '어둡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즉 '每'는 여자가 아이를 어두운 방 안에서 낳는 모습을 그린 '애 낳는 사람, 즉 어머니'를 의미한다.

바다는 본질적으로 물로 구성되어 있으니 물 수가 들어감은 당연하다.

왜 '海'에 '母'가 들어갔을까.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사양하지 않아 능히 깊음을 이룰 수 있다(河海不辭細流 故能就其深)'란 말이 있다. 바다는 '넓고 깊어 모든 물을 받아들여도 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다'란 한자어를 만들 때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 버린 글자가 바로 '母'다. '母'는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깊고 넓어 자식의 불평과 욕망, 투정, 고통 등을 받아들이며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깊고 넓다'는 특징을 지닌 '母'를 빌려 와 '海'를 만든 셈이다. 어머니가 바다와 같이 넓고 깊은 것이 아니라 그 반대다. 넓고 깊은 것은 어머니가 먼저란 얘기다. 어머니를 제외한 누가 넓고 깊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