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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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칼럼]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10월 27일 18시 2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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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최근 기이한 축구경기가 있었다. 대한민국과 북한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경기가 평양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진 것이다. 골인의 기쁨, 패배의 슬픔도 모두 관중들의 환호가 있을 때 비로소 90분의 드라마가 완성된다는 것을 느낀 것이 필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타지에서 살았다. 지금도 총장으로서 여러 나라 사람을 만나고 해외대학을 방문하고 또 낯선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해야 한다. 그때마다 사람들이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어쩌나, 나의 연설이 호응을 얻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늘 긴장한다. 지난주에는 핀테크 컨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난징에 다녀왔다. 난징의 중소기업 관계자 오백여 명이 참가한 자리에서 강연해야 했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할까 고심하다가 중국의 마지막 개국 장군으로 불린 전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전(張震1914~2015) 장군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에겐 인민해방군의 영웅이자 ‘중국대장정’의 일원이다.

사실 필자는 그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그가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대학교 총장 재직시절 필자는 미국 국방대학 관계부서인 전미전략연구소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서로 알게 됐다. 장전 장군과의 인연에 대한 일화로 청중은 예상보다 더 크게 반응했고 필자의 마음도 편안해졌다. 그들이 나에게 신뢰를 보이니 나도 모르게 신뢰의 마음이 생겨난 것이다.

돌아보면 필자의 타향살이와 여행과 출장은 늘 환대로 시작해 돈독한 신뢰로 마무리됐다. 북한에서 열린 소위 '깜깜이 축구'를 보며 새삼 필자를 환대해주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미국의 철학자인 알폰소 링기스는 '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누군가가 그를 신뢰하기 시작하면 그 신뢰는 더 많은 신뢰를 만들어낸다. 다른 사람이 그를 신뢰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힘은 자신에 대한 그의 신뢰를 내부적으로 지배적인 힘으로 만들어주며, 불안함과 망설임을 날려버리게 만든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환경을 접했을 때의 불안은 그들이 보여준 필자에 대한 신뢰덕분에 훨훨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 환대가 건강하고 즐겁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게 했으며 고향과 같은 편안함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북한은 그들의 손님을 환대하지 못한 결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컵 결승전 장소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2019 AFC 결승전 장소가 상하이로 변경됐다. 신뢰를 보여주지 않으니 신뢰로 화답 받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사랑한다, 인정한다는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필자에게 보여주었던 미소와 상냥한 말과 몸짓은 바로 필자를 인정한다는 시그널이었던 것이다. 지면을 빌어 그 모든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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