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써먹는 한가위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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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써먹는 한가위 예절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9월 23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24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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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영 상림예다원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올해도 어김없이 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코로나 19와 장기간 장마 속에 국민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지만 서로서로 한마음이 되어 이겨내리라 믿으며 다가올 명절을 가정마다 형편껏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가위은 애초 농공 감사일(農功感謝日)로서 이날 명절식으로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올려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것이 중요한 행사다. 추석 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여 여름 동안 묘소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준다. 추석날 아침에는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좋은 날, 좋은 사람들, 좋은 음식 온갖 좋은 것이 모이는 날에 '예의'도 빠질 순 없겠죠!

분명 풍족하고 행복한 추석이지만 명절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만큼 생활 예절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차례(茶禮)의 근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차례를 지낼까? 차례는 조상을 섬기는 의식이다. 차례(茶禮)는 우리 조상들이 제사 때 기본적으로 차를 올렸기 때문에 차례라고 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선조들께 정신이 흐려지는 술이 아니라 차(茶)를 올리므로써 맑은 정신으로 조상을 모시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차례(茶禮)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자료로는 삼국유사 권2 기이2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조(景德王忠談師表訓大德)에서는 충담(忠談) 스님이 미륵부처님께 차를 올렸다는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유학자인 한재 이목(李穆)이 조상께 지낸 제사 홀기에서도 '국을 내리고 차를 올렸다'는 내용이 발견됐으며 이는 종교에 관계없이 우리 조상들이 기제사와 차례에 차를 올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현대인들은 '명절' 생각만 해도 부담이 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아마도 차례 상차림 때문일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차례 상차림의 절차와 수고로움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불편한 관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듯 싶다. 예부터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집안에 따라 사는 곳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절차와 예법이 다르니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마라' 라는 속담이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예(禮)란 본질은 변하지 말아야하지만 시대와 상황에 맞게, 각 가정 형편에 맞게 정성만 다한다면 형식은 변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차례(茶禮)시 절을 하는데 남자는 2번, 여자는 4번이 맞으나 요즘은 남녀 모두 2번으로 해도 결례가 되지 않는다. 배례 법(절하기)의 핵심은 바른 자세로 서고, 손은 공수를 한다. '남좌여우'로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오게 한다. 절의 종류에는 큰절, 평절, 반절이 있으나 관,혼,상,제 시에는 반드시 남녀 모두 큰절을 해야 한다.

살아 계신 어른들께는 절을 하기 전 반드시 어른이 앉으신 것을 확인하고 "할아버지, 할머니(아버지·어머니), 절 올리겠습니다"라고 말씀 올리고 평상시 공수로 큰절(남자 계수배, 여자 숙배)을 한다. 어른께 '절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은 결례이니 조심해야 한다. 어른은 절을 한 아랫사람이 나이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성인이면 앉은 채로 손을 바닥에 짚는 것으로 답배한다.

절을 받은 후 덕담을 내려 주시고 서로서로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가족이나 친지의 정을 돈독히 하고 결속을 다지는 훈훈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요즘은 친지들이 모이면 '결혼 언제 하니?', '취업 언제 하니?' 궁금한 것을 묻는 말로 상대방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기 쉽다. 올 한가위 때는 갈등과 냉소 섞인 그런 질문을 하기 보다는 희망 섞인 긍정의 말로 '올해는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견뎌 보자. '각자 자기자리에서 조금 더 노력해보자'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멋진 우리가족이 되어 보자' 등 따뜻한 덕담을 나누는 것이 어떨까.

사정상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거나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홀로 명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라면 연휴를 더욱 슬기롭고 풍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계획해 소중한 우리의 고유 명절을 뜻 깊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한다. 즐거운 명절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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