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돋우는 보리밥…'봄' 먹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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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돋우는 보리밥…'봄' 먹으러 가요
  • 권도연 기자
  • 승인 2009년 03월 06일 13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9년 03월 0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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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추천맛집]황의장 기자 추천 '다정식당'

▲ 황의장 경제부 기자가 보문산 자락에 있는 다정식당에서 보리밥에 나물을 비벼 한 숟가락 들고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권도연 기자
그 옛날 할머니가 차려준 푸짐한 시골 밥상. 솥에서 한 밥엔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손수 만들어 주신 반찬에선 흙내음이 묻어났다.

지금은 철 따라 새롭게 미각을 사로잡는 음식이 허다하지만, 사람의 입맛이란 참으로 묘해서 봄이 되면 어릴 적 추억 속의 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진다.

산나물을 넣어 썩썩 비벼먹는 보리밥도 그 중 하나다. 더없이 소박하고 친숙해 그저 우습기만 하던 그 밥상이 지금은 그리움의 맛으로 감동을 전한다.

황의장 경제부 기자에게 단골집 소개를 부탁했더니 “이맘때 입맛을 돋우려면 아무래도 봄나물이 제격”이라며 “보문산 자락에 보리밥 먹으러 자주 가는 집이 있다”고 했다.

황 기자와 지난 3일 점심때 회사에서 만나, 허만진 동영상 기자와 함께 보문산 인근 '다정식당'으로 향했다.

이날은 아침부터 철 늦은 눈이 펑펑 내렸지만, 봄을 시샘하는 찬 기운 사이로 봄내음이 물씬하다.

황 기자는 “보문산 입구엔 열 곳도 넘는 보리밥집이 몰려 있지만 이곳만 오게 된다”며 “외관은 소박하지만 깔끔한 맛과 정갈한 차림으로 이름처럼 친근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 다정식당은 보문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입구에서 30m가량 못 미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니 정오가 막 지났을 뿐인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방으로 들어가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으니, 구수한 숭늉을 먼저 내온다.

황 기자는 보리밥 3인분과 오징어 파전 한 접시를 주문했다.

▲ 보리밥을 주문하니 무생채·콩나물 등 6가지 기본 나물에, 된장찌개와 비지장 등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멥쌀이 섞인 보리밥은 비벼먹을 수 있는 큰 그릇에 나오는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것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겉절이·콩나물·시금치·무생채 등 6가지 기본 나물에,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와 직접 두부를 만들며 뽑아낸 비지장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나물을 넣고 비비기 전 밥을 먼저 떠먹어 봤다. 보리밥의 씹는 감이 좋고 차지다.

이 집이 맘에 드는 또 다른 이유는 들기름이 식탁마다 병째 나오고, 나물이나 밥이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달라고 해 손님이 마음껏 비벼먹게 하는 푸짐한 인심에 있다.

꽁보리밥이 좋은 사람은 주문할 때 말하면 멥쌀을 섞지 않고 주며, 보리밥이 싫은 이들은 그냥 멥쌀밥을 달라고 해서 취향에 맞게 비벼 먹을 수 있다.

▲ 각종 나물을 얹은 보리밥
황 기자는 큰 대접에 나물을 한 움큼 덜더니 들기름을 조금 넣어 젓가락으로 비비기 시작한다.

매콤한 걸 좋아하는 허만진 기자가 고추장을 넣으며 권하자, 황 기자는 “땀이 많은 체질이라 맵게 먹지 않는다”며 “나물에 양념이 돼 있어 고추장을 넣지 않아도 간이 맞는다”고 마다한다.

그러면서 황 기자는 “나물과 맵쌀이 약간 섞인 보리밥에 콩비지를 섞으면 까칠하다고 느낄 수 있는 보리밥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고 알려준다.

수수하면서도 깊은맛을 내는 밑반찬이 깔끔하고, 된장찌개·비지장 또한 구수한 풍미가 살아 있다. 된장찌개의 깊은맛과 비지장의 고소함, 콩나물과 생채의 아삭거림이나 제철나물의 풋내를 맛보는 재미에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 오징어와 각종 채소를 넣고 두툼하게 부쳐낸 오징어 파전은 기름기가 별로 없어 느끼하다기보다 바삭한 맛이 강하다.
황 기자는 여기에 오징어 파전까지 곁들인다. 오징어와 실파, 당근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두툼하게 넣고 부쳐낸 파전은 기름기가 별로 없어 느끼하다기보다 바삭한 맛이 강하다.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맵지도 달지도 않는 소박한 솜씨가 모두 시골집에서 한 것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 나온다.

더구나 이런 식단이 단돈 3000원이다. 대전에서 찌개 2종류와 6가지 나물 반찬으로 푸짐하게 차린 3000원짜리 밥상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가격을 알고 나니 평일 이른 점심에도 이 집에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정식당은 20여 년 전 산행객들이 오다가다 들렀던 자그마한 식당에서 시작, 7년 전부터 보리밥을 주메뉴로 하고 있다. 평범한 음식점에서 보리밥에 중심을 두며 단골이 늘고 있다.

계절에 따라 입맛을 돋우는 제철 채소와 나물을 즉석에서 조물조물 무치고, 찌개에 들어가는 시래기는 주인이 영동 밭에서 직접 가져온 무청을 옥상에서 말린 것이다.

수질검사에 합격한 생수로 밥을 하고, 100% 국산 해콩으로 토종 된장을 담가 쓴다고하니 더욱 믿음이 간다.

▲ 황의장 기자가 입을 크게 벌려 보리밥 한 숟갈을 떠먹고 있다.
단일메뉴라 선택의 고민이 없고 저렴한 가격에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타지역에서도 자주 찾는다.

사장 김성주 씨는 “가격이 싸 이윤은 적지만 '보문산에 갔다가 정말 맛있게 먹고 왔다'는 얘기를 들으면 만족한다”며 “손님들은 푸짐하고 정성 어린 밥상을 받아서 즐겁고 주인은 외진 곳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어주니 그걸로 족한다”라고 말하며 사람 좋아 뵈는 미소를 지었다.

다정식당은 보문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입구에서 30m가량 못 미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 만큼 밥을 먹고 문을 나서면 산행의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황 기자는 “보통 주말에 아내와 두 아들,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며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수술을 받으신 후 무리하지 않은 산행이 건강에 도움이 돼 거의 주말마다 등산을 왔다가 하산 후 저녁을 먹으러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주 찾아와 먹는데 먹을 때마다 늘 별미라는 생각이 든다”며 “보문산에서 등산하고 내려와 먹는 밥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실망하고 나온 기억이 한두 번 있을 것이다. 소담하고 맛있으면서 값도 싼 보리밥을 먹을 수 있는 다정식당은 보문산에 왔다면 꼭 들려봐야할 식당에 틀림없다.

올봄엔 산행을 마치고 보리밥과 산나물로 배고픔을 행복하게 달래 줄 별미를 즐겨보면 어떨까.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 동영상=허만진 영상기자 hmj1985@cctoday.co.kr

다정식당
 
△주요메뉴: 보리밥(3000원), 두부 두루치기(5000원), 도토리묵(5000원), 파전(5000원), 생두부(4000원), 순두부(2500원), 공깃밥 추가(1000원)

△예약문의: 042-252-4322

△영업시간: 오전 6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좌석: 90여 석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이나 식당 뒷길 이용

△주소: 대전시 중구 대사동 198-68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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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집 뒤안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황의장

‘기자추천맛집’을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 동료의 단골집을 따라다니며 아주 가끔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명색이 ‘맛집’인데 막상 음식을 맛보면 도대체 뭐가 맛있다는 건지 충분히 공감 가지 않거나, 음식 맛은 좋아도 서비스가 별로일 때 그렇다.

추천해준 이들의 설명을 위주로 기사를 작성하면서, 단점을 적나라하게 써야 할지 무척 고민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황의장 기자가 추천한 곳은 '완전 공감'하며 기사를 쓸 수 있어 좋았다.

차림표를 펼치면 가격표가 먼저 보이고, 푸짐하고 정성 어린 밥상을 대하면 더없이 행복해지는 평범한 직장인의 입장에서 볼 때 가격이 싸면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단골을 확보한 집에 가면 후 한 점수를 주게 된다.

특히 식당 주인의 인품이 좋으면 식당을 달리 보게 된다. 인품이란 게 별게 아니다. 말 한마디, 정겨운 눈빛에서도 드러나는 게 인품이다. 집주인이 우아하게 차려입고 계산대를 지키며 겉치레를 해도, 무궁화가 달린 공인된 음식점이라 해도 주인의 인품이 별로라고 느껴지는 곳은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서설이 길었지만, 황의장 기자가 추천한 맛집이 참 좋았다.

오는 10일이면 황 기자는 기자를 시작한 지 꼭 1년이 된다고 한다. 이번에 취재하며 황 기자와 처음으로 오래 대화해봤다.

언뜻 보며 미소가 참 착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그가 소개한 맛집처럼 황 기자도 진국이다.

검도를 좋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황 기자의 말을 들으며 그가 참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인간적인 사람이 되자’가 황 기자의 좌우명이라는데, 그는 이미 충분히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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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07 17:56:08
항상 열씨미 하는 모습 보기좋습니다... 검도인이라서 예의가 바르시군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누규? 2009-03-07 11:36:10
잘생겼지 성격좋지 인간미 넘치지
권기자님이 반한거 표나요~

멘토 2009-03-06 15:11:25
너무나 인간적인 황기자 파이링~~~그대의 멘토가

梧齋 2009-03-06 14:11:22
이 회사 사원들은 먹는데 의미를 두고 회사에 다니나봐. 먹는게 중요하긴 하지. 나도 보리밥 먹으면 의장기자처럼 미남자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