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월, 안전은 인권이다
상태바
다시 4월, 안전은 인권이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5년 03월 31일 20시 25분
  • 지면게재일 2015년 04월 01일 수요일
  • 20면
  • 지면보기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요광장]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아픈 4월이다.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 짙어 오는 날,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펼쳤다.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하고 수학여행 떠났다가 별이 된 아이와 부모들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읽었다.

1년 전 우리는 수백 명의 생명이 차디찬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단 한명도 구출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가 됐다. 기다림과 그리움,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 방방곡곡 펄럭이던 노란 리본엔 우리 사회 총체적 문제에 대한 반성의 몸부림이 깃들어 있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그의 저서 ‘위험사회’에서 근대국가 제1의 목표는 시민의 안전임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재해 등의 위험요소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국가는 시민의 안전을 보호해야할 의무를 갖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34조 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온갖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안전'의 문제를 국가의 의무이자 시민의 권리인 '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분히 통제 가능한 사고에서 생명을 보호 받는 것은 인권의 기본이며 시민에게는 재난과 사고의 원인, 사후 대책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 규명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성찰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고, 모욕당해도 되는 죽음은 없다' 며 진상규명 요구를 단지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한 행동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가슴을 친다.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사회체제 유지와 이윤추구가 국민의 생명과 인권에 기반을 둔 안전보다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비용과 효율이라는 잣대로 계산되어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다.

물질적 가치보다 인간을 중히 여기는 사회, '안전'을 보편적 권리인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성과주의를 민주주의적 가치관으로 대체해야 한다. 학교 교육도 경쟁과 성과 중심에서 협동과 과정 중심의 '민주주의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안전한 학교를 운영할 때다.

학생은 다루어질 대상이 아니라 섬겨야 할 대상이다. 폭력, 재해, 사고로부터의 안전은 학생 인권보호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충남교육청은 위험 발생 시 사전 등록 연락처로 학생 위치 자료 송부, 경찰서, 소방서 등 긴급 전화 자동 연결, 안전종합상황실 정보 등을 제공하는 안전관리 어플리케이션 '충남학생지킴이' 앱을 개발하여 널리 활용 중이다. '4·16 국민안전의 날'을 계기로 750개의 학교에 심폐소생술 실습용 모형 '애니'를 보급해 학생 생명보호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가의 수준을 인권 수준으로 판단하는 시대다. 한 나라의 안전이야말로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다시 돌아온 4월, 안전은 인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