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地方)’을 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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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地方)’을 뺍시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5년 06월 17일 20시 08분
  • 지면게재일 2015년 06월 18일 목요일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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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이강혁 대전시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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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지방자치가 부활돼 본격적으로 시행 된지 20년을 맞고 있다. 1995년 주민이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한 자치단체장 체제가 출범한 이래 이제 민선 자치 6기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햇수로는 어느덧 성년(成年)이 됐지만, 과연 지방자치의 질적 수준이 그만큼 성숙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지방자치에 관한 법적 제도적 틀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이나 운영 면에서 아직 미흡하고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념적으로는 선진화된 지방자치를 통해 전국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모두가 고르게 잘사는 나라를 지향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중앙과 지방, 서울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방이라는 수직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앙’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방’은 여전히 예속적인 ‘을’의 입장이거나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부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흔히 혼용하고 있는 용어로 ‘지방’과 ‘지역’의 의미를 짚어본다. 사전적 개념에서 ‘지방(地方)’은 ‘중앙의 지도를 받는 아래 단위의 기구나 조직’을 말한다. 역사적인 면에서 그것은 전국을 인구와 토지에 따라 군현(郡縣)으로 나누어 통치하던 군현제에 근거하여 ‘중앙’에 대칭되는 표현으로서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반면 ‘지역(地域)’은 ‘일정하게 구획된 어느 범위의 토지 또는 전체 사회를 어떤 특징으로 나눈 일정한 공간영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수평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용어다. 이런 의미로 보면 서울시나 경기도의 경우 그것은 단지 하나의 ‘지역’일 뿐이다.

최근 들어 각종 법규상 용어에서 ‘지방’이라는 표현 대신 ‘지역’으로 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지방행정에 있어 지방정부의 중앙정부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주도적이고 자주적인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런 맥락에서 어느 광역자치단체는 자체 조례에 포함되었던 ‘지방’이란 표현을 삭제하는 조례를 개정하고, 모 국회의원은 현행 지방분권특별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방’이라는 용어를 ‘지역’으로 변경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계류 중에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어느 중앙부처가 주관한 시도 관계관 회의에서 이런 건의를 한 적이 있다. “오늘날 지방자치시대에 있어서 기관명에 굳이 ‘지방’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역+본기관명으로 하는 것이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특별행정기관이라는 의미로서 오히려 자연스럽고 올바른 표기라고 본다”고 말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도 이제 성년에 접어들었고 ‘지방’과 ‘지역’에 대한 올바른 개념 정립과 용어 사용이 요구되는 시점에 공공기관 명칭에 관해서도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즉 전국 시도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중앙행정기관 소속의 지방기관 명칭에서 ‘지방’이란 용어 사용은 불필요하고 당연히 빼야 한다. 예컨대 대전지방○○청이 아니라 대전○○청이라고 하는 것이 의미전달은 물론이고 시대흐름에 적합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기관명칭 표기방법을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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